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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 사진과 그림

▲ 그림과 예술 그리고 생명의 혼에 대하여

by Diogenes 2015. 12. 17.


                   

                                                                                                                    




녀유혼 (倩女幽魂 A Chinese Ghost Story) -by guitars /郝浩涵梦工厂

                                                                                        


 




 그림과 예술 그리 생명의 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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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예술(藝術)이란 무엇일까? 


*오래 전 지금은 외국에서 오랫동안 목회를 하고 있는 친구와 덕수궁
   에서 열린 미술 전시회를 간 적이 있다. 친구 따라 난생 처음 구경해
   보는 미술 전시회라 낯설기 그지 없었다. 그런데 전시회장에 걸린
   미술품들은 모두가 뭐가 뭔지도 모를 이상한 추상화들 뿐이었다.


*알지도 못하는 그림들을 구경하다보니 지루하기가 그지 없었고,
   뭐가 뭔지도 모를 그림 앞에서 점잖게 폼들을 잡고 서성이는 관객
   들이 우스워 보여 친구(親舊)를 향해 큰 소리로 한 소리 했다.
   야! 나는 아무리 보아도 이 그림들이 벽지로 밖에는 안 보인다.
   이런 것들도 그림이가?” 그림 앞을 지나던 많은 사람들이 내 무식
   함을 비웃듯 너도 나도 힐긋거리며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친구는
   창피했는지 얼굴이 빨개지면서 옆구리를 꾹 찔렀다.
   야~! 몰상식하게 벽지(壁紙)가 뭐꼬?”
   그라모 니는 이것들이 벽지로 안 보이나?”


*창피함을 이기지 못한 친구는 내 손목을 잡아 끌며
   전시회장(展示會場)을 빠져 나왔다.
   “이 자슥아 내가 거짓말 했나? 니는 그 그림들이 뭔지 알겠더나.”
   “몰라도 그런 곳에서 그러는 게 아니다.”
   “임마!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게 더 나쁘다. 쥐뿔도 모르는 것들이
   유식한 척 폼잡고 있는 게 눈꼴 시려서 내가 일부러 그랬다. 그 딴
   그림들은 작가나 알지 누가 안단 말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데... 웃기지 말라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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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아무리 예술이라지만 관객들과 교감(交感)을 나눌 수 없다면
   일반 관객들에게는 영원히 개발의 편자가 아닐까? 


*산에 올라가 아름다운 꽃을 보았다. 그 꽃의 모양을 단순히
   화폭에 그려놓으면 그림이 되고, 글로 묘사하면 산문이 되는 줄
   안다. 그러나 그 꽃을 보면서 작가(作家) 특유의 감성으로 느낀
   그 어떤 것(혼)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리고 썼을 때는 다 같은
   그림이고 글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예술적인 작품으로 보는 것
   으로 안다. 다 같은 그림이고 글이지만 그 속에서 무엇인가 전(傳)

   해지는 작가의 (魂) 즉 어떤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혼이란 무엇일까? 혼은 무형(無形)이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고 과학적인 증명이 가능한 물리적인 그 무엇
  도 아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알 수 없는 생명이 있다. 그 알 수 
  없는 그 생명은 이상한 생명력으로 다시 생명이 있는 곳으로 전달
  된다. 이것을 감동 또는 감응이라 할 수도 있겠다.


*생명은 누구를 속이지도, 속일 수도 없다. 그 혼은 물질에 붙어
   작용할 수도 있고, 생명과 생명 사이에서 무형의 끈을 통해 전해
   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느 미친 놈이 많은 사람들이 정성을
   드려 기도를 드리고 있는 불상에 오줌을 갈기다가 즉사한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사람들의 혼적 생명이 그 불상에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예술 작품도 이와 같다고 본다. 작가의 혼이 그 작품
   속에 베어 있기 때문에 그 작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명력
   작가와 독자 간에 영적인 교감(交感)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그럼 필자(筆者)는 시의 경우 어떤 작품을 생명이 없다고 할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 작가가 어떤 사물 또는 사건을 보면서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어떤 시상을 떠올린다. 나는 그것을 하늘이 작가에게만 부여해준

   일종의 계시적 능력으로 보고 있다.

    바로 그 계시 속에 신비의 생명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생명이 시로, 그림으로 변하여

   독자들에게 다시 생명으로 전달(傳達)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사물이나 사건도 없이 단순히 자신의 머리 속에
   축적된 지식 즉 문장에 대한 어떤 지식만을 조합하여 글을 썼을 

   나는 그런 글 속에는 생명(生命)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즉 좋은 글, 아름다운 글, 좋은 시로서  

   지식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는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생명(生命)으로 전해지는 감응(*感動)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계시성의 시상(詩想)은 그 원천인 생명으로 전해지고,

   머리 에서 나온 시는 머리속으로만 들어간다고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詩)는 내게 있어서 단순한 글이 아니라

   생명(生命)이 있는 유기체로 느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프로 글쟁이들 눈에는 지극히 단순무식하고

   미신(迷信)적인 생각으로 치부되겠지만...


                                                 -글/ 돌바우 2008.12.09



펌처/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부경지회)



바실리 칸딘스키 (Wassily Kandinsky 1866~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