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vorak(드보르작) : Humoresque(유모레스크) violin

이번엔 편지도 안 주네
*오늘은 일본 남자인 울 남편과의 결혼기념일(結婚記念日)이다.
자기야랑 히로랑 우리 가족 셋이 레스토랑 가서 외식을 했다.
피아니스트가 축하음악(祝賀音樂)도 연주해 주었고
음식 맛도 굿이었고 분위기도 좋고
좋고 .. 좋고.. 좋고 ...
*그런데 뭔가 허전했다
그 허전함이 무엇인가하면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 허전함을
자기야에게 말하고 말았다.
*"이번엔 편지(便紙)도 안 주네" ...
자기야는 말이 없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일본인 남편 울 자기야가 매년
결혼기념일이나 내 생일(生日)때 서툰 한글이지만
한글로 마눌에게 정성껏 편지를 써 주는 꽤 괜찮은 남편이다.
*그런데 그 편지가 올해는 없었다는...
근데 그게 꽤 섭섭하다는...
*집에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테이블위에 살포시 놓여진 편지 한 통과
작은 선물(膳物) 꾸러미 하나.
*이 남자가 나를 놀린거다. 편지를 미리 써 두고선
왜 편지 없냐고 불평(不平)하는 마눌에게 아무말 없이
가만히 두고 보더니만 ...
*18년 전 이화여대 어학당에서 단 6개월간 배운 자기야의
한글 실력이다. 그리고 바로 일본(日本)으로 들어와
일본에 살면서 나와 가끔 한국말로 이야기는 하지만
한글을 읽고 쓸 일은 전혀 없는 자기야이다.
일본사람이 일본에서 한글 쓸 일이 있을 리가 없지.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글을 잊지 않고 있는게
넘 고맙고 이쁘고 기특하고 ..
그 어떤 깔끔한 문장의 편지보다 다소 서툴지만
울 자기야의 삐뚤 삐뚤 손편지가 주는 감동(感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자기야가 지금까지 나에게 써 준 한글 편지는
나의 소중한 보물(寶物)이다.
편지의 마지막 한 줄... 사랑해요 영원히!
결혼한지 18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자기야...
*그리고 작은 선물 꾸러미.
손수건 두 장이랑 잠잘 때 베개랑 이불에다
살짝 뿌려 은은한 향에 숙면을 취하라는
자기야의 깊은 뜻이 담긴 너무나 소박(素朴)한 선물.
*요즘시대에 그것도 결혼기념일에 손수건이라...
남들은 그게 뭐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난 이 손수건이 루이비통(Louis Vuitton)가방보다
반짝이는 다이아 보다 더 좋다.
-동경의 한 변두리에서 2015.12.01
■펌처/ 나 여기에
- http://blog.daum.net/mi_chan1027/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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