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en It's Lamplighting Time in the Valley(산골짜기의 등불) -cover by soemon
- 詞曲(작사작곡): J. Lyons, S. C. Hart and The Vagabonds
산속에서 -詩/ 나희덕
*길을 잃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 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 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누가 누가 잘하나’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아이들이 나와서 동요를 부르는 방송인데 잘 불러서 예쁘고,
가끔 잘 못 불러도 예쁘다. 얼마나 예쁜지 저 눈빛
저 표정대로만 살아주면, 혹은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이 다만 소망인 이유는,
어른의 세계는 ‘누가 누가 강하나’
이런 타이틀을 단 프로그램 같기 때문이다.
상처받지 않고 강하게 살아야 ‘잘’ 사는 세상이라니까
물러 터지고 주저하는 사람들은
‘잘’ 살기가 참 난감하다.
쉽게 잊기보다는
자꾸 뒤돌아보는 버릇이 있고,
짐을 버리기 보다 짊어지는 습성(習性)이 남아 있다면
‘잘’ 못 살고 있는 것인가 헷갈리기도 한다.
난감하여 손을 만지작거리고,
헷갈려서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면 그에게 바치고 싶은 시가 있다.
둘 곳 없는 손을 잡아주는 대신, 쑥스러운 머리를
토닥이는 대신
다정(多情)하게 읽어 주고 싶은 시가 있다.
* ‘산속에서’라는 시에는 나그네가 등장(登場)한다.
그런데 이 나그네는 낭만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는 피곤하고 외로운 떠돌이,
가고 있지만 갈 곳이 없으며 가야 하지만
갈 수 없는 마음이다.
시인(詩人)도 한때 그런 마음으로
한참 헤맨 경험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헤맨 끝에
그는 구원(救援)을 찾았다.
나그네의 지친 다리를 구원해 준 것은 먼 곳의 불빛이었다.
‘불빛’이 너를 안아 줄거야,
나도 그랬으니 한번 믿어 봐. 이 시는 그렇게 말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보지 못했던 불빛이 보이는 듯하고,
보지 못했던 불빛이 되고도 싶다.
누군가는 그것을 이상향, 가치, 덕목이라고 부를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렇게 거창한 이야기까지 갈 것도 없다.
불빛은 마음이고 사람이다.
너를 기다리는 나의 마음 등불,
나를 기다릴 너의 마음 등불,
이런 등불이
내일의 타이틀이 되기를 소망(所望)해 본다.
-나민애의 詩가 깃든 삶 [평론]: dongA.com/2015-11-20
■펌처/ 바람과 구름- http://blog.daum.net/kdm2141/5900
♬ When It's Lamplighting Time in the Valley ーcover by soemon
- 詞曲(작사작곡): J. Lyons, S. C. Hart and The Vagabo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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